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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인재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 3

 

 

직원경험에서 인간경험으로

 

더 이상 높은 연봉과 승진이 직장 선택이나 직장 만족을 좌우하는 최우선 기준이 아니며 일 속에서 가치와 의미를 찾고 성장을 원하는 개인들이 많아진 오늘날, 기업이 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직원경험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보다 더 직원 개인의 생활과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그 내용이 바뀌면서 직원경험을 넘어 인간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IT 혁명이 진행되면서 이제 근로자는 거의 항상 일터에 연결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정보를 홍수처럼 쏟아내고 클라우드 상에서 작업자는 항상 일과 연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는 일과 개인 생활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기만의 시간, 웰빙 등이 직장인에게 중요시되고 장시간 근로와 탈진,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 직원경험에 반영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제 높은 연봉과 승진은 직장 만족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닙니다. 연봉 외에도 일에서 가치와 의미를 느끼고 개인적인 성장을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직원경험 역시 초기의 단계를 넘어 진화하고 있습니다. 보다 더 직원 개인의 생활과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그 내용이 바뀌고 있습니다.

 

HR의 중심에 결국 ‘사람’이 있다

직원경험은 이제 인간경험(Human Experi-ence)이라는, 개인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개인 맞춤화의 단계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인간경험은 직원경험과 명확히 구분될 수 없지만 직원경험보다는 조금 더 진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직원경험과 인간경험은 모두 회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 개인의 의견에 따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자 간의 차이를 굳이 비교하면 인간경험은 직원 개인의 욕구와 필요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비록 일과 관련성이 적은 것이라 하더라도 직원이 일터에서 희망하는 것이라면 회사가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정책이 곧 인간경험입니다. 이에 비해 직원경험은 여전히 일에 더 초점이 주어져 있습니다. 즉 회사가 직원경험을 개선하려는 의도의 이면에는 일에 대한 의욕을 높이고 더 높은 생산성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직원경험이 인간경험에 비해서 더 미숙한 단계의 정책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왜냐하면 직원경험 그 자체도 기존의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보다는 진일보한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은 조직이 주도해서 근로시간과 근로 장소의 유연성을 높이는 비교적 협소한 조치를 말합니다. 이에 비해 직원경험은 일과 생활의 균형뿐만 아니라 복리후생과 직원 지원이라는 보다 넓은 범위의 개선 활동입니다. 서구의 선진 기업들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직원경험으로 발전시키고 직원경험을 다시 인간경험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경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간경험을 직원경험과 비교하면 그림과 같습니다. 그림에서 Y축을 보면 인간경험이 직원경험보다 더 개인화된 니즈를 반영하는 정도가 높은 개선 활동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직원은 상사가 시키는 일을 그저 수행하는 수동적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경험을 높이기 위해서 직원은 무엇보다 회사의 핵심가치와 회사의 비전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가치관과 회사의 가치가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경험은 직원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와 복리후생의 차원을 넘어 이제 직무와 개인의 조화(Job-Person Fit), 직무 디자인(Job Design), 개인 가치관(Personal Values)을 존중하는 수준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인간경험은 개인이 직접 자신의 일과 일터를 자신의 니즈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고 그 주도권을 회사가 직원 개인에게 부여하는 보다 선진적인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인간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직원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을 디자인하는 여건이 허용되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일과 자신의 적성 및 능력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직무 이동의 기회를 회사에 요청하고 이를 통해 일과 사람 간의 조화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직원이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일의 결과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일이 다른 구성원과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선진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일과 생활의 균형이나 회사가 개인의 동기부여 조치들(Employee Engagement)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직원 개인들의 직장 내 경험을 살펴보고 이를 조사해 개인이 자신의 니즈를 스스로 디자인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마련해 주려고 합니다. 이 점에서 직원경험과 인간경험은 모두 직장이 개인적 니즈를 반영하는 혁신적인 조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인재 유치를 위한 경영진의 역할

인간경험과 직원경험은 모두 종래의 수직적 리더십이나 권위적인 리더십과 병행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십이 구축된 회사에서 직원이 인간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서구 유럽 국가에 비해 고위 경영자가 직원경험을 중요시하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직원경험보다는 여전히 임금 및 승진 등 근로 처우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러나 임금은 근로자의 일상 경험을 지배하는 요소라 보기 힘듭니다.

경영자가 직원의 경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직원경험이 긍정적일수록 직원이 일에 몰입하고 회사에 헌신하려는 의욕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직원경험이 긍정적인 곳에서는 직원이 자원해서 회사가 필요한 일의 공백을 메우고 상사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동료를 격려하며 일을 완결해 나갑니다. 그래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고 이런 회사에 우수한 인재가 들어오게 됩니다.

결국 인재전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직원들의 직장 내 경험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핵심 인재를 선점하는 기업은 위기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양동훈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dhyang@sogang.ac.kr

장영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changy@sogang.ac.kr